아내를 먼저 보내고 이곳으로 오면서, 되도록 짐을 작게 만들자는 주의였지만, 한동안 머물 예정이라 어쩔 수 없이 이것 저것 싸서 보내게 되었다.
가구 따위 주체할 수 없는 물건은 안 보내고, 라면 박스 정도에 넣어 보낼 수 있는 물건들을 보낼 것인데, 그런 용도로는 우체국의 선편 소포가 개중 싸고 좋은 방법이라 한다. 4 박스를 보냈다.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국제선편소포 정보를 참조. 20kg 꽉 꽉 채워 보냈기에 박스 당 48,000원인데, 따로 보험료가 약간 붙어 5만원 조금 넘는 정도였던 것 같다. 선편은 분실 우려가 있어서 보험을 들라고 하던데, 박스 당 10만원이라 하고 보험을 들었다.
그렇게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부치고 비행기 타고 신나게 왔다. 한 달, 두 달 소포가 오기 만 기다리고 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런, 생각도 못했는데 중고품이라도 관세가 붙는단다~ 그러나 또한 관세를 안 무는 방법도 찾을 수 있었는데…
유학생 신분일 경우, 관련 서류를 관세청에 내면 이사 물품에 한하여 세금을 안 물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세관 관련 정보를 참조하여, 해당 페이지에 있는 application for an exemption permit for removal goods for students 문서를 다운로드 받아서 작성해서 내면 된다.
문서가 더치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 번역기 신나게 돌려서 대충 적어서 서류와 함께 우체국 가서 우편으로 보냈다. 제출한 서류가 조금 복잡한데,
- 1. 관세면세신청서 (다운로드 한 양식에 기입)
- 2. 첨부서류 (모든 첨부서류 마다 이름 기입하고 서명)
-- 1) 여권사본(비자포함)->여권사진나온면한장 비자찍힌면한장 하면 될듯
-- 2) 지방정부에 등록한 증명서(gba등록 증명)->bsn찍혀있는서류인듯
-- 3) 주거지 계약서사본
-- 4) 물품 리스트(싸인 필) 2장->작성해야함
-- 5) 학교재학증명서->학교에 문의
- 3. 보내는 주소
Belastingdienst/Douane
Postbus 3070
6401 dn Heerlen
The Netherlands
사실 소포가 거의 도착할 지경이었고, 소포 도착하기 한참 전에 이 서류를 꾸며서 보내라 하는 내용이 있어서, 또 관세 나와 봤자 얼마 하겠나 싶기도 하고 등등 별 기대 안하고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싶은 마음으로 보냈다. 보낸 지 일주일도 안되어 소포는 하나 씩 도착하기 시작… 한국에서 보낼 때 3박스는 같은 날짜에, 나머지 하나는 며칠 후에 보냈는데 여기서 받을 때는 1개, 며칠 있다 1개, 또 2개 이렇게 왔다. 물론 시간 차가 길지는 않았지만 하역 작업에 시간이 걸리는 건지 통관 검사에서 오래 걸린 건지 몰라도 따로 오니까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지 살짝 걱정이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소포 부칠 때 프린터도 부쳤는데 괜히 우체국에서 전자제품은 못 보낸 다는 둥 할까 봐 내용물에 기입을 안 한 것이 마음에 걸렸기에…
그렇게 결국 세관에 보낸 면세 신청서와는 전혀 무관하게 소포들은 아무런 세금 요구 없이 모두 무사히 잘 도착했다. 그리고 잊고 지내다가 받은 답장~ 번역기 돌려보진 않았지만, 물품리스트에 도장 찍혀 있는 것 보니 잘 처리 되어 상기 물품에 대해서는 면세다~ 이런 내용인 것 같다. 거주 허가 받느라 여기 시청 다니면서 한국보다 엄청나게 느린 업무 처리를 보고, 이미 기대하기를 접은 터라 답장이 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규정은 쓰던 물건일지라도 관세를 물리는 것인 듯 한데, 안 걸린 것인지, 일반적으로 중고품은 봐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런 면세 규정이 따로 있으니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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