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해서, 집 안에서 소일이나 하지 말고 좀 더 분위기 내 보자 하는 취지로… 발켄뷔르흐의 동굴 속에서 한시적으로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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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아내의 제안이었지만, 성의도 보이고 좀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간만에 정보검색도 좀 했다.(전자제품 서핑 이외의 검색은 오랜만;) 조금 먼 곳이기에 기차를 이용했다.
- 정보: 네이버 유랑에 잘 정리해서 올려 놓으신 분이 있었다. 굿~!
- 기차 검색: 구글 크롬으로 www.ns.nl/ 접속, 네덜란드어->영어 번역하면 거의 완벽하게 번역해준다. 출발지 den haag central 도착지 valkenburg 로 검색.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니 가깝진 않다.
웹 브라우저로 크롬을 쓰고 있는데, 우선 속도 면에서 MS 익스플로러를 압도하고 그 외에도 편리한 구석이 참 많다. 파이어폭스는 안 써봐서 모르지만, 크롬은 자체적으로 외국어 나오면 번역한 페이지로 띄워주기도 하고 extension이라고 브라우저에 플러그 인으로 덧붙일 수 있는 작은 프로그램들이 있어(액티브액스와는 다르다. 특정 웹사이트의 필요에 의해 설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 설치하는 것), 입맛에 맞게 이것저것 깔아서 쓸 수도 있다. 캡쳐 프로그램, 사전, flash block 등을 깔아 쓰고 있는데, 서핑 하다가 필요한 부분을 바로 바로 캡쳐할 수 있고, 영어든 화란어든 단어 더블 클릭하면 작은 말 풍선 사전 띄워주고, cpu많이 먹는(컴이 구려서…) flash를 기본으로 안 뜨게 하곤 개중 원하는 건 클릭해서 띄울 수도 있다.
- 지도: 안드로이드 폰 월드익스플로러 앱에 그 지역 지도를 다운받고 가려는 곳 주소도 검색 해두고~
구글 맵이 쓰기는 제일 좋은데, 프리페이드 심카드를 쓰다 보니 3g가 안돼서 wifi끊기는 곳에선 무용지물이다. 연결 끊긴 상태에서도 먼저 검색한 캐시로 일부 볼 수 있긴 한데, 좀 불완전하다. 그런데 worldexplorer 앱은 맵 다운로드 기능이 있어서, 갈 장소를 미리 다운받아놓으면 오프라인이라도 문제없이 맵 확인이 가능하므로 매우 편리~ 단, 목적지 도착해서 오프라인 상태에서 뒤늦게 주소를 검색하려 하면 인터넷연결이 안됐다고 불가능하므로, 온라인 상태에서 미리 검색해두고 후에 오프라인일 때 검색 히스토리의 목록의 항목을 선택하여 확인 한다.
- 정보 저장: 구글 메일로 그 동안 찾아놓은 자료들을 보내놓고 wifi로 연결된 폰 상에서 확인해두면 오프라인일 때도 확인 가능하다.
이렇게 잠깐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가고자 했던 곳들을 안 헤매고 한 큐에 다녀왔다~ 세상 참 편해졌다는 생각이 물~씬 드네… 사실 따지고 보면 지도든 정보든 프린터로 출력해서 가면 되는 것이지만, 이렇게 훨씬 덜 번거로워졌으니 기술이 생활을 바꾸긴 바꾸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게 바뀌는 건 없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중간에 살짝 위기가 있긴 했다. 가는 길에 유트레흐트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데,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 한 것이다. 시간에 잘 맞춰서 기차를 잘 갈아 탔는데, 타자마자 네덜란드말로만 뭐라고 방송이 나오고 방송을 들은 사람들이 죄다 우르르 내렸던 것~ 평소 소심함 때문에 타인에게 물어보는 것을 극도로 꺼리지만 하도 상황 급한지라 현지인 아줌마에게 다급히 물어보니, 기차가 변경되어 다른 플랫폼으로 가서 타라는 내용이라 한다. 냅다 달려서 겨우 착석했다. 휴~
하도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라서, 이번에 영어로 방송을 안 해주니 도리어 “얘네 뭐 이따위로 일하지?”란 생각이… 사실 지나고 보니 시간이 표기되어있는 표도 아니라서 놓치면 다음 기차를 타도 되긴 했는데, 당시에는 왠지 매우 급박했다.
유럽에는 크리스마스에 특별 장날이 서는 건지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물품 위주로 파는 크리스마스 시장이 많이 있단다. 개중 독일의 시장들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네덜란드에는 특이하게도 동굴 속에 시장이 서는 곳이 있다. 마스트리흐트에서 기차로 15분정도 거리인 발켄뷔르흐에 동굴 속에 열리는 시장이 2곳 있는데, 이번에 그 두 곳(gemeentegrot, fluweelengrot)을 구경하고, 올 때 마스트리흐트에도 들러서 거기 시장도 보고 왔다.
마켓 가는 길. 자그마한 동네인데 크리스마스마켓 덕분에 왁자지껄했다.
Gemeentegrot 마켓 입구. 동굴이라고 땅 밑으로 들어 가는 것은 아니고, 언덕 옆구리에 있다.
사실 파는 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아프리카에서 쓰는 쟁반인가?
애기들 숫자 공부 카드도 있다. 쥐 6마리. 한국은 한 마리도 힘들다~
사실 소감은, 인터넷에서 한 분이 “남대문 같다.” 라는 평을 하신 걸 봤는데 좀 비슷한 기분이다. 물건들이 가성비 괜찮기는 하고 예쁘게 디스플레이도 잘 해 놓았지만 기본적으로 좌판 벌여 놓고 파는 것이기에… 그러나 동굴 속에 마련된 공간이므로 꽤나 독특한 체험일 수도 있다. 동굴이 상당히 크고, 무엇보다 밖은 후덜덜 하게 추운데 동굴 안은 훈훈하고 습윤하다~ 게다가 동굴은 조금 유서가 깊다 하며(귀찮아서 잘 읽어보진 않음;) 2차 대전 때 유태인이 숨어 지내기도 했다는데, 진짠지 설정인지 모르겠지만 벽에 1945년 어쩌고 하며 낙서해놓은 부분을 볼 수 있기도 했다~
중요한 팁은… fluweelengrot이랑 gemeentegrot, 비슷하다. 둘 중 하나만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 (전자를 추천함 - 좀더 아기자기하고 잘 꾸며놓았음)
동굴 마켓 구경 마치고 HEMA에서 소세지 스프로 허기 달래기. 맛이 꽤 괘않다!
돌아 오는 길에 마스트리흐트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유명하대서 잠깐 들러보았는데, 그다지… 일단 규모가 좀 작았고 그냥 좌판시장이니까… 물건도 발켄뷔르흐가 더 싼 것 같다. (근데 어쩌면 거기 큰 시장을 못 찾고 엉뚱한 곳을 갔는지도 모르겠다. 귀차니즘으로 뭐든 대충대충… ㅉㅉ)
마스트리흐트 중앙역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야 한다. 한강 보단 작지만 꽤 큰 강이 도시를 관통하고 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뿌듯하게 컴백 홈이로구나~ 이 나라 온지 두 달여 만에 겨우 관광다운 관광을 한 것 같다. 허허허~ 앞으로도 종종 구경 좀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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